<온라인충청일보>

무공해같은 영화가 기분좋은 새해 출발을 알린다. 바로 영화 ‘말모이’다. 영화는 우리말 사전을 만들기 위해 조선인들이 온 마음을 한 뜻으로 모은 감동을 선사하며 남다른 여운을 안길 준비를 마쳤다.

‘말모이’는 우리말 사용이 금지된 1940년대, 까막눈 판수(유해진)가 조선어학회 대표 정환(윤계상)을 만나 사전을 만들기 위해 비밀리에 전국의 우리말과 마음까지 모으는 이야기를 담았다.

우리는 당연하게 우리말을 쓰고 있지만 여기에는 이 말을 지키기 위해 희생당한 사람이 있다는 걸 자주 잊는다. ‘말모이’는 위대한 위인이 아닌, 평범한 사람들이 싸워낸 결과다. 유해진, 윤계상, 김홍파, 우현, 김태훈, 김선영, 민진웅, 송영창, 허성태 등의 배우들은 열연을 통해 스크린에 생명을 불어넣었다.

판수는 감옥소에 함께 있었던 조선생(김홍파)의 추천으로 조선어학회에서 함께 일하게 되고, 글을 점점 깨우치며 우리말의 소중함을 온몸으로 느낀다. 판수는 “돈도 아니고 말을 모아서 뭐해요”라고 말하지만, 점점 사라져가는 우리말과 일본어로 잠식된 조선을 보며 위기를 체감한다. 결국 아들 덕진과 딸 순희를 위해 목숨을 내놓고 우리말 사전을 만드는데 함께 동참하게 된다.

유해진은 판수의 가치관 변화를 연기로 완성했다. 유해진은 관객들을 웃기고 울리는 전매특허 연기로 영화를 끌어나간다. 류정환 역의 윤계상은 역시 판수와 함께 진정한 독립운동가 지식인으로 성장한다.

함께 말을 모으던 사람들이 끌려가고 조선어학회 대표가 되면서 주의를 더 경계하는 류정환, 그의 눈에 찰 리 없는 까막눈 판수는 사사건건 부딪치지만 서로의 진심을 알면서 뜨거운 동지가 되어간다. 3년 전 ‘소수의견’으로 함께했던 두 사람의 케미는 여전히 좋다.

이외에도 조선어학회 김홍파, 우현, 김선영, 민진웅 류정환의 아버지이자 경성제일중학교 이사장 류완택 역의 송영창, 조선인을 탄압하는 일본 경찰 허성태가 이야기를 더욱 풍성하게 만든다.

다른 시대극과는 또 다른 의미를 더한 엄유나 감독의 ‘말모이’. ‘택시운전사’의 각본을 맡았던 그의 첫 연출작이기에 믿고 볼 수 있는 건 당연지사다. 오는 9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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