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사람을 찾아 나섰지만, 어디에도 그런 사람은 없어 혼자 외롭게 살다 죽었다는 소년은 JTBC ‘날찾아’의 서강준이었다. 그러나 그 이야기엔 그도 알지 못한 뒷이야기가 숨겨져 있다.

JTBC 월화드라마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극본 한가람/연출 한지승, 장지연/이하 ‘날찾아’)의 임은섭(서강준)은 자신에게 다가온 행복을 믿지 못했다. 산속에서 아버지와 단둘이 살며 행복한 하루하루를 보냈던 은섭의 봄날이, 갑자기 사라져 버린 아버지로 인해 날카로운 바람이 살갗을 마구 찌르는 매서운 겨울이 되어버렸기 때문. 행복의 뒷면이 얼마나 고통스러운 것인지 오두막집 안에서 뼈저리게 깨달은 은섭은 햇빛 안으로 다시 들어갈 엄두를 내지 못했다.

그러나 해원은 “네가 틀렸어”라고 말했다. 그 소년은 결코 외롭게 죽지 않았다는 것. 결국은 진짜 사람을 찾았고 그곳에서 영원히 행복하게 산다는 것이다. 바로 따스함이 깃든 북현리에서 안온한 가족들의 사랑을 받으며 살아가는 지금의 은섭처럼 말이다. 은섭이 절대 찾을 수 없을 것이라 생각했던 ‘진짜 사람’인 그들은 다른 이들과 무엇이 달랐을까.

그의 가족 종필(강신일)과 여정(남기애)은 혼자가 된 은섭을 보듬어 준 사람들이었다. 북현리에선 은섭더러 흔히들 산속에 사는 부랑자라고, 또는 거지같은 거렁뱅이라고, 그것도 아님 늑대가 물어온 아이라고 했다. 그 가운데 종필과 여정만이 편견 없는 따뜻한 시선으로 그를 바라봐 줬다. 종필은 어둠 속에서 외로움과 무서움을 잔뜩 끌어안고 있었던 어린 은섭을 그냥 지나치지 못했고, 여정은 산속에 사는 아이를 자신과 상의 한마디 없이 데려온 남편을 나무라지 않았다. 오히려 인자하게 웃으며 긴 시간 추위에 떨었을 아이에게 따뜻한 목욕물을 내어줬고 이내 자신의 품까지 내어줬다. 그들에겐 내 공간에서, 내 팔을 베고, 또 내 품에 안겨 잠드는 은섭은 틀림없는 “내 자식”이었다. 눈을 떠보니 이미 자신의 오빠였다던 휘도 진솔한 마음으로 은섭을 아끼고 좋아했다. 은섭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이 가족은 결국은 핏줄이 당긴다는 삼촌 길동(강진휘)의 말을 완전히 반증하고 있었다.

은섭 못지않게 사람들에게 많은 상처를 받아온 해원은 그의 외로움에 온전히 공감해 줄 수 있는 사람이었다. 그래서 밤이 깃든 산의 모든 위험요소를 마다하고 어둠에 잠식되어 있을 그를 구하러 나섰다. 가족조차 위험하다며 하지 못한 일들이었다. ‘산짐승’이라는 이유로 동네에 무슨 일이 있을 때마다 산에 불려가는 은섭을 보며 “왜 걱정을 안 해? 왜 은섭이한테 그런 걸 당연하다는 듯이 부탁하는 건데 왜? 걔는 안 위험해, 안 다쳐? 걘 사람이 아니야? 왜 다들 그런 걸 아무렇지도 않게 부탁을 하는 거야, 왜”라며 속상한 마음을 쏟아낸 것도 엄마 여정을 제외하곤 유일했다.

간사한 원숭이, 교활한 여우, 못된 돼지, 음흉한 너구리들이 넘쳐나는 세상 속 은섭을 둘러싼 사람들은 사실 이렇게나 따뜻한 사람들이었다. 은섭이 갑작스레 등장한 핏줄 길동과 영영 떠날까 봐 애간장을 녹일수록 그에 대한 진심이 드러났던 가족들과, 친부모와 관련된 은섭의 밑바닥의 시간들을 전부 알고 긴 세월 동안 추웠을 그를 있는 힘껏 끌어안아주던 해원이 그의 주변을 항상 따뜻하게 만들어주고 있었던 것. 외로움을 모른 채 하지 않고 자신의 온기를 기꺼이 나눠주는 그들은 진정한 ‘진짜 사람’들이었다.